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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다습한 여름 날씨엔 건강한 사람도 지치게 마련. 무더위만으로도 체력 소모가 심한데 식욕까지 잃고, 땡볕의 자외선은 피부를 망가뜨린다. 날씨가 심신에 지독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건강하다고 자부하는 ‘비타민C 전도사’ 이왕재(53·서울대 의대 해부학·사진) 교수. 그도 그럴 것이 그의 건강 상태는 젊은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키 1m70㎝, 몸무게 70㎏인 그는 체지방측정을 하면 ‘근육 과다’ ‘지방 부족’으로 나온다. 골프 싱글 수준인 그는 하루 36홀도 카트 속도로 뛰면서 소화한다. 강인한 체력과 최적의 건강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남들처럼 운동을 열심히 합니다. 하지만 운동으로 잃을 수 있는 것을 보완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비타민C라는 것이다.
그의 비타민C 예찬론 바탕에는 ‘스트레스 방어 이론’이 있다.
“운동은 인체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줍니다.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혈당과 혈압이 유지돼야 하고, 이를 위해 부신에선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과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때 촉매제로 필요한 것이 비타민C입니다.” 부신은 이를 위해 평소에도 혈액보다 100배나 많은 비타민C를 보관해 놓는다는 것.
이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장인에게도 적용된다.
“뇌신경세포에는 혈중 농도보다 200배나 많은 비타민C가 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은 뒤엔 비타민C 함유량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특히 감기같이 심신이 고갈된 상태에서 비타민C는 완전 고갈됩니다.” 인체가 생존하기 위해 비타민C를 대량으로 소모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주로 저녁에 운동을 한다. 맨손체조를 간단히 하고, 아령과 팔굽혀펴기로 근육을 자극한 뒤 조깅을 시작한다. 하루에 달리는 거리는 10㎞ 정도. “밤 늦게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교감신경이 자극받아 수면이 어렵다고 하지만 저는 동의할 수 없어요. 교감신경은 30분 정도 지나면 안정됩니다. 그보다 운동으로 생성된 유해산소가 더 걱정이지요.” 유해산소는 정상세포를 공격, 노화와 질병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남성호르몬을 생성하는 부신피질을 공격해 리비도(성욕)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그는 운동 30분 전 비타민 C를 마신다. 식사 때마다 4000㎎씩 고용량을 복용하지만 운동 시엔 더 추가한다. 이때 빠른 흡수를 위해 액상의 비타민C를 선택한다. 하루 세 차례 식사 때마다 먹는 것은 6시간이면 비타민C가 모두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저희 집안은 당뇨 가계력이 있어요. 아버님과 형님들 모두 40대에 당뇨병에 걸렸지요. 운동과 비타민C는 당뇨 위험요인을 줄이는 가장 확실하고 중요한 처방입니다.”
그는 여름철 자외선을 막는데도 비타민C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한다. 케미칼 블록을 통해 멜라닌 색소 생성을 억제한다고 한다. “제 어머니는 90세이신데 검버섯 없이 피부가 깨끗합니다. 저와 함께 20여 년간 비타민C를 복용하셨어요.”
고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