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2008. 7. 14. 00:12

지난 토요일, 매일매일 면식으로 허해진 몸을 보할 겸(?) 해서 같은 학과 동생인 김 모군과 '서울 시내에서 탕수육이 가장 맛있다'라고까지 무시무시한(?) 소문이 난 '명화원'에 가보았습니다. 약간의 사전정보 수집을 통해 대강의 분위기는 알고 갔습니다만....










 




예에. 역시 토요일 점심이라 저렇게 조낸 줄을 서있더군요. ;ㅁ; 평일에도 30분씩 줄서서 먹는다는데 이날은 주말이라 아예 인도 위에 L자로 줄을 서있었습니다. 두시 반 조금 넘어서 줄을 섰던거 같은데 거의 4시 다되어서 밥을 먹었네요. 거의 1시간 반 가까이 줄을 섰던 듯. (...) 주문은 아예 줄 서있는 동안 받더군요.





간판입니다. 어려운 한자는 아니지만 독음이 안달려있어 가게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조금 난감할지도요. 위에 '華商'이라고 적혀있어서 주인이 화교인가 했는데 역시 가게 안에서 쓰이는 말은 한국말과 중국말이 막 섞여서 들리더군요. ^_^; 아주 난감했던건 줄서던 중간에 비가 왔다는 겁니다. -_- 다음 주 수요일이나 비가 오겠다고 한 기상청에 낚여서 우산도 안들고 갔는데 아주 비를 쭐떡 맞았습니다. ;ㅁ;





매우 캐난감한 영업시간. 오전11시에서 오후4시까지 딱 5시간 장사하고 땡입니다. 과연 본좌급 맛집다운 배짱장사. -_-; 게다가 일요일은 쉬고 배달같은건 절대 없습니다(포장은 됩니다. 의외로 포장 손님도 많더군요). 실은 사장님이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영업시간을 줄인 거라고 하네요.




메뉴는 심플하게 저게 답니다. -_- 다른 메뉴판을 보면 하얀 종이로 가려져있는게 예전에는 다른 메뉴도 있었던듯 하더군요. 가격면에서는 약간 비싸게 받는 동네 중국집 수준이니 본좌급 맛집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비싼 편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 가게는 허름하고 작습니다. 테이블도 몇개 되지 않고요. 가게가 작다보니 손님의 회전율이 낮아서 줄을 서는 시간이 길어지는 듯 합니다. 저희는 이 집에서 맛있게 한다고 소문난 군만두, 짬뽕, 탕수육을 시켰습니다.





반찬은 매우 심플하게 저걸로 끗. 당연한 얘기지만 맛도 별다르지 않습니다.





제일 먼저 만두님 등장. 비주얼은 동네 중국집 양산형 냉동 군만두하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만, 가게에서 직접 빚는 만두라고 합니다. 딱 좋을만큼 노릇하게 튀겨져서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웠습니다. 속도 육즙이 줄줄 흐르면서 고소한 게 아주 맛있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전주 일품향(만두 하나로 유명한 가게입니다) 쪽이 조금 낫지 않나 싶습니다만, 근래 먹어본 만두 중에서 손으로 꼽을만큼 맛있는 군만두였습니다. 속이 특별하거나 뭔가 비기가 있는거 같진 않지만 기본에 매우 충실하다고 할까요.





오늘의 메인디쉬 탕수육님. 내가 지금까지 탕수육이라고 먹었던 것들은 다 뭐였단 말이냐!!! 라는 생각이 들더구먼요. 과연 명불허전, 감탄이 절로 나오는 맛입니다. >ㅁ< 튀김은 바삭하면서도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고 쫄깃하달까, 아무래도 튀김옷에 찹쌀이 들어있는듯 하더군요. 고기와의 밀착도도 좋고 튀김이 아주 잘 되어있습니다. 고기가 들어있지 않은 튀김조각마저도 맛있을 정도입니다.

소스는 아주 옛날 80년대 중국집에서나 보던 노르스름한 소스인데, 요즘은 간장을 넣어서 검거나(여기에 콜라를 넣은 경우도 본적이 있습니다. 먹을만은 하더랍니다만 -_-), 케찹(이건 싫어요 ㅠ.ㅠ)을 넣거나 아예 녹말을 배제하고 물엿을 넣어서 바삭하고 찐득한 느낌을 강조한 현대화(?) 소스들이 많습니만 이쪽은 그야말로 정통파. 신맛이나 단맛이 강하지 않아서 고기튀김의 맛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산뜻한 느낌이 들어서 끝까지 질리지 않습니다. 과연 본좌의 포스는 다르구나, 싶더군요.

탕수육을 먹다보면 보통 소스가 많이 묻은 아랫쪽은 시간이 지나면 눅눅해지고 심하면 튀김옷이 벗겨지거나 하는 경우가 많은데(특히 동네 중국집 탕수육...) 보셨을텐데 튀김옷에 무슨 짓(?)을 해놨는지 명화원의 탕수육은 시간이 지나면 이 눅눅해지는 곳이 부드럽고 쫄깃한 느낌으로 변합니다. 튀김옷이 분리되지도 않고요. 이건 또 처음 먹을때의 바삭함과 또다른 매력이 있어서 끝까지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짬뽕으로 입가심. 짬뽕은 1인분을 반으로 나눠달라면 나눠서 줍니다. 주로 탕수육을 먹으러 오기 때문에 입가심으로 저렇게 많이들 나눠서 먹는가보더군요. 면은 보통 기계면인데 적당히 탄력있고 무난합니다. 짬뽕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던 김 모군도 아주 맛있게 먹더군요. 국물이 너무 짜거나 맵지도 않고 순한듯 하면서도 구수하고 깊은 맛이 있어서 술술 넘어가요.





토핑은 동네중국집 짬뽕하고 다를게 없습니다. 양파, 호박, 오징어, 조개...정도가 건더기의 전부입니다. 하지만 맛의 레벨은 전혀 다르더라는 거. 게다가 느끼하지도 않고요. 꽤나 둘이서 탕수육, 짬뽕, 군만두를 해치웠으니 꽤나 많이 먹었는데 중국음식을 배부르게 먹고나서 이렇게 속이 편했던 적은 처음입니다. 입도 느끼하지 않고 속도 거북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정말 이거 비맞아가면서 한시간 반을 줄선 보람이 있는 가게였네요. 가끔 있는 곳에서 한시간 가량 걸려서 가서 또 한시간씩 조낸 줄서더라도 탕수육 생각날때 한번씩 와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더라구요. 가게 분위기 같은건 별로 관계없고 줄 좀 서더라도 맛있게 드시고 싶으신 분이라면 한번쯤 와보시길. 가게 분위기가 허름한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젊은 커플들도 많이 옵니다(제 줄 앞뒤로 커플이 서있어서 안그래도 더운데 분노게이지가 살짝 상승했다능...ㅠ.ㅠ). 보통 허름+배짱장사인 맛집들은 좀 불친절한 경우도 많은데 넉넉한 인상의 주인 아주머니가 아주 친절하시진 않아도 적당히(?) 친절하시구요.

가게 위치는 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 11번 출구로 나오시면 바로 50m 정도 앞에 있습니다. 척 나와서 줄 조낸 서있는 데로 가서 살포시 줄서시면 됩니다(...). 영업시간은 4시까지입니다만, 4시까지 줄서있는 사람은 일단 밥은 다 먹여주니까 줄서다 시간넘어가서 밥 못드실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카드도 되는 듯 하더군요. 인터넷의 평으로는 맛이 가끔 오락가락 한다는데 그게 사장님이 불을 잡으실때가 있고 다른 가족들이 잡을 때가 있고 해서 그렇답니다. 이건 운에 맡길 수밖에 없겠군요. ;ㅁ;


출처
http://tildemark.egloos.com/3823434

전용홀더채택으로 귀차니스트에게딱~~~!!  이런 책갈피 봤어??

posted by 공릉역가즈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