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강원권 잇는 고속화 철도 검토
'李정부 지역발전 정책' 인프라 투자는
부산·대구·광주에 외곽순환고속도로
영남권 아우르는 '제2 허브공항' 추진
재원 56조 이상 예상… 실현성 불투명
이위재 기자 wjle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중심도시와 주변 간 교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광역 간선도로망과 철도 노선을 대폭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수도권 제2 외곽순환고속도로 외에도 부산, 대구, 광주에 외곽순환고속도로를 짓고, 수도권과 강원권을 잇는 고속화 철도를 놓는 등 다양한 연계망 확충에 중점을 뒀다. 정부는 이번 계획에 앞으로 적어도 56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내놓은 계획들은 대부분 이미 나온 내용을 '재탕'한 것이고, 타당성 조사조차 끝나지 않아 실현 가능성 자체가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선심성 '날림 정책'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간선 철도·도로망 구축
광역 경제권 간 2~3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도록 국가 간선 교통망을 촘촘하게 구축한다는 게 기본 골격이다. 이를 위해 제2 서해안 고속도로(시흥~홍성), 제2 경부고속도로(하남~행정중심복합도시)를 차질 없이 이어가고, 88고속도로 확장과 제2 남해안 고속도로 연장(목포~광양)은 각각 2015년과 2011년까지 되도록 빨리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포화 상태에 이른 고속철(KTX) 서울~시흥 구간 승객 분산을 위해 서울 강남권(수서)에서 평택으로 가는 새 고속철을 놓고, 수도권에서 강원권을 잇는 고속철 또는 고속화 철도를 짓는 방안 역시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다만 이 같은 철도 증설 계획은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는지를 먼저 알아본 뒤 착수하기로 했다.
◆항만·공항 거점기능 확대
김해공항과 대구공항을 군(軍)공항으로 돌리고 새로운 동남권 제2 허브공항을 건설하는 방안도 본격 추진된다. 영남권을 아우르는 제2 허브 공항 후보지로는 밀양, 창원, 가덕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청주공항과 무안공항을 확충하고, 제주공항도 새로 짓거나 늘리는 계획도 확정적이다. 여수공항 활주로를 늘리는 것도 검토 중이다.
각 항구들은 특성에 맞게 전문화시킬 예정이다. 인천항과 평택·당진항은 중국 교역 전진기지, 새만금 신항은 서해안 물류·레저 관광 중심이 되는 복합 항만, 울산·삼척항은 석유·가스·화학 등 에너지 관련 시설 기지, 부산항과 광양항은 배후 물류단지로 기능을 넓힌 고부가 가치 허브항 등으로 키우기로 했다.
◆예산 낭비 우려
하루 항공편이 8개에 불과한 여수공항 활주로를 확장하는 데는 대략 1000억원이 들어간다. 이는 '여수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것. 그러나 한 번 행사를 위한 금액치고는 많다는 의견도 있다. 매년 적자가 반복되는 지방 공항에 추가로 예산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4조1800억원 가량이 소요될 수서~평택 고속철 신설 역시 투자 대비 효율에 대한 의문이 적지 않다. 해양레저 수요 증대에 대비해 요트 등 해양레저 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마리나항이나 크루즈항을 짓는다는 내용 역시, 수요가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검토 없이 추진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정부 출연 연구기관 연구원은 "지방마다 하나씩 선물을 준다는 식의 교통망 확충 계획은 곤란하다"며 "교통흐름이나 경제적 효율성 등을 면밀히 따져본 뒤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