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새벽 방송된 MBC TV `100분 토론`의 고려대녀와 서강대녀가 네티즌들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날 토론에서는 `재협상과 촛불 정국의 향방은`이라는 주제로 찬반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팽팽히 맞섰다. 제협상 반대 측 패널로는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장광근 한나라당 국회의원,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가 참석했고, 반대 측에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국회의원과 최재천 전 통합민주당 국회의원,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자리했다.
그러나 정작 이날 토론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시민논객으로 참석한 고려대 재학생 김지윤과 서강대 재학생 이윤재다. 두 사람은 각각 찬성과 반대 측에서 서로 다른 주장을 피력했다.
● 이윤재 학생 “강기갑 의원은 불법과 합법도 구분못해. 우리 카페 와보라”
우선 서강대 이윤재 학생은 강기갑 의원에게 "국회의원인데도 장외투쟁을 하고 있다"며 18대 국회가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강 의원이 "국익의 최우선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라고 답하자 이윤재 학생은 "우리 카페의 회원들은 모두 불법시위를 반대하고 있다.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이 불법 합법을 구분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강 의원을 비난했다.
이어 이윤재 학생은 "촛불문화제는 동의를 하지만 일단 집회법을 어긴 거 아니냐. 어겼다는 건 확실하기 때문에 법치국가에서는 법을 지키면서 표현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진행자 손석희가 "그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는 문제가 있다는 거냐"고 묻자 이윤재 학생은 "그건 국민들 마다 의견이 다른 것이고 단순히 법을 지키지 않은 것에 문제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윤재 학생은 자신의 발언 시간이 짧았다며 발언권을 한번 더 신청했다. 그러나 "이번엔 새로운 얘기를 해보겠다"던 이윤재 학생의 발언 내용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바로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카페를 홍보하며 "들어와 보라"고 권유한 것.
이윤재 학생은 "우리 카페는 6월 2일에 한 대학생이 개설해서 일주일 만에 만오천명의 회원이 모였다"며 "혹시 이 카페에 대해서 아시는 분 있느냐. 카페에 들어 오셔서 우리 회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말했다.
듣다 못한 손석희는 "그 내용은 알겠는데 여기가 카페를 특별히 소개해야 할 만한 자리는 아닌 것 같다"고 제지했다. 그러나 이윤재 학생은 아랑곳 하지 않고 "아니다. 소통의 문제가 있다. 그래서 진짜로 우리 카페에 와보셨으면 좋겠다. 스팩트럼이 다양한 사람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많이 와야 한다"고 말을 이었다.
이윤재 학생이 언급한 카페는 `구국! 과격불법 촛불시위 반대시민연대(http://cafe.naver.com/nonodemo)`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협하는 과격 불법 시위행위를 반대한다`가 운영 목표로 설정 돼 있다.
● 김지윤 학생 “국민 건강권이 가장 중요. 미국도 했는데 왜우린 눈치만 보냐”
반면, 고려대 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지윤 학생은 재협상을 촉구하는 편에 서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먼저 김지윤 학생은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을 향해 "`국민들이 원하는 건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식탁에 올리지 말자`라고 말씀하셨는데 완전히 잘못 알고 계신 것"이라며 "지금 국민들은 전면 재협상을 원하고 있다. 뉴스만 한번 보셔도 국민들이 뭘 원하는지 알텐데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건지 너무 답답하다"고 질책했다.
이어 김지윤 학생은 김종훈 본부장에게 "`재협상 안 된다 안 된다` 하는데 국민 건강권이 가장 중요하다"며 "아까 `국민들의 건강이 성역이냐`고 말했는데 국민들이 죽고 사는 문제 아니냐. 그래서 일본은 OIE 보다 훨씬 강화된 조건으로 수입하고 있는 거 아니냐"
특히 김지윤은 "미국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페루와 FTA 재협상을 했다"며 "왜 우리 정부는 눈치만 보고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느냐. 한미 FTA를 채결할 때도 졸속적으로 추진했는데 이번에도 국민들의 의사를 전혀 듣지 않고 쇠고기 협정을 체결하는 거 굉장히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지윤 학생은 "정부가 국민들의 뜻을 계속 무시하고 재협상 없이 추가 협의다 뭐다 꼼수만 부리면서 이 문제를 이어나가려 한다면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말했던 것처럼 이 운동이 이명박 정권 퇴진 운동으로 밖에 나갈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방송을 본 네티즌들은 서강대 이윤재 학생에게 `서강대녀`, `무개념녀`, `카페홍보녀` 등의 별명을 고려대 김지윤 학생에게는 `고려대녀`, `김다르크`, `호통녀` 등의 별명을 각각 붙여줬다.
[사진= MBC `100분토론`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