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후보 부인 김영명씨로 조명받는 현대가(家) 며느리들
변중석 여사 “드러나지 않는 내조” 교육
‘보살’로 불리고 있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부인 변중석 여사는 ‘드러나지 않은 내조’를 며느리들에게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에 대한 여론지지도가 정체성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정후보의 취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어눌한 언변과 다소 분명치 못한 정책, 그리고 다소 주춤거리고 있긴 하지만 4자 연대를 통한 불투명한 인물영입전략 등이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정후보와는 달리 높은 인기를 보이며 정후보의 지지도를 받쳐주고 있는 인물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정후보의 부인 김영명씨다.
빼어난 미모에 다소곳한 차림, 깍듯한 예의 등은 비록 그녀를 직접 접하지 않았을지라도 호감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평이다. 특히 외교관의 딸로 국내 최대 재벌가문의 며느리라는 배경과는 전혀 다른 겸손함은, 퍼스트 레이디만으로 본다면 영락없는 당선 0순위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현대가(家)의 며느리 문화
재계에서는 김씨의 이같은 모습이 바로 ‘현대그룹 며느리’의 전형이라고 말한다.
비단 김영명씨 뿐 아니라 고 정주명 명예회장의 며느리들 대부분은 다른 재벌그룹 며느리들과는 분명히 다르다. 출신가문에서부터 결혼과정, 그리고 결혼 이후 시댁살이와 일상생활 등에 있어 독특한 며느리 문화를 가꾸어오고 있다.
고 정명예회장은 자녀들에게 결혼할 나이가 되면 연애를 권장하고 결혼상대자를 집으로 데려오도록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결혼상대자가 집안을 드나들면 간단한 인사만 나누고 먼 발치서 이들을 지켜보기만 했다.
당시 고 정명예회장이 자녀들에게 했던 한 마디는 “후회없을 만큼 오래 사귀고 나서 결혼을 결정해라”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자녀들이 1년에서 1년 반 정도의 교제 끝에 “이 사람만한 사람이 없다”고 판단했을 때 고 정명예회장도 그동안 지켜본 결과에 따라 거의 예외없이 결혼을 승낙했다.
특히 결혼승락시에는 “평생 이혼이란 말은 내 앞에서 꺼내지 말라”는 다짐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코 실패없는, 또 후회없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그의 생활철학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같은 부친의 영향 탓에 8명의 자녀들은 모두 연예결혼을 했다.
여기에 “결혼은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로, 물질과 정략이 개입돼서는 안된다. 결혼은 인간 대 인간의 만남이어야 한다”는 정명예회장의 결혼관이 자녀들의 혼사에 절대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력과 돈보다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현대그룹의 며느리들은 김영명씨를 제외하곤 비교적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성장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국내 굴지의 재벌그룹 가운데 가장 담백한 사돈관계를 맺고 있다는 평가는 이에 연유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며느리들은 평범한 집안출신으로 여느 재벌그룹의 며느리들과는 달리 시부모로부터 검소한 생활을 교육받았다.
물질과 정략 아닌 인간 대 인간의 만남
장남 몽필씨의 부인으로 맏며느리인 이양자씨는 이화여대 출신. 이영복 동서산업 회장의 친누나다. 평범한 집안출신이었던 이들은 고 정명예회장이 먼저 떠난 장남 부부를 가엾게 여겨 장남의 처남인 이영복 회장에게 동서산업을 떼어준 것으로 알려진다.
둘째 며느리 이정화씨(정몽구 현대자동차회장의 부인)와 셋째 며느리 우경숙씨(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의 부인)의 친정은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우경숙씨의 부친인 우호식씨는 한때 현대그룹에서 고문을 지냈던 것으로만 확인되고 있다.
넷째 며느리 이행자씨(정몽우씨의 부인)는 한양대 재학 중 몽우씨와 연애, 결혼에 골인했다. 이진호 현대알루미늄공업 회장이 친정오빠다.
다섯째 며느리 현정은씨(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의장의 부인)는 이화여대 출신으로 결혼 당시 신한해운 현영원 회장의 딸이었다. 그러나 결혼후 신안해운은 아세아상선(현 현대상선)으로 흡수됐다. 현회장은 일제 때 호남의 명문 거부였던 현준호씨의 후예로 알려진다.
또 현정은씨의 모친 김문희씨는 김용주 전방 창업자의 외동딸로 한국걸스카우트 총재, 용문학원 이사장 등을 역임한 한국 여성계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때문에 현정은씨는 현대그룹 며느리들 가운데 최고 재벌집안 출신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정몽준 의원의 부인 김영명씨의 빼어난 외모와 재벌그룹 며느리답지 않은 수수함이 유권자들을 사로잡으며 현대그룹 며느리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알려진 것처럼 여섯째 며느리 김영명씨(정몽준 의원의 부인). 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2남4녀 가운데 막내딸이다. 그러나 정몽준 의원과의 결혼 역시 연애결혼이었다. 미국 웨슬리대학 재학시절 MIT 경영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정의원과 집안 친척소개로 만나 연애를 했던 것이다.
일곱째 며느리인 김혜영씨(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부인)는 김진형 부국석면 회장의 딸. 이화여대 출신으로 역시 연애결혼을 했다.
막내 며느리 권준희씨(정몽일 현대종합금융 회장의 부인)는 미국생활 중 몽일씨와 만나 결혼했다. 권씨의 부친은 미국에서 사업을 하다 귀국, 현대중전기를 거쳐 현대파이낸스 회장으로 재직중이다.
이처럼 8명의 며느리 가운데 재벌과 권문세가 집안출신은 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딸인 여섯째 김영명씨와 현영원 신안해운 회장의 딸인 다섯째 현정은씨가 고작이다.
다만 결혼 후 고 정명예회장은 사돈들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권영찬 현영원 이진호 이영복씨 등을 그룹 회장으로 추대하는가 하면 독립기업체를 떼어주기도 했지만 고관출신이었던 김동조씨에 대해서는 퇴직후 그룹영입보다는 철저하게 사돈의 관계만을 유지했다.
인내·관용·음덕의‘보살’ 내조론
8명의 아들과 며느리들의 결혼과정에 고 정명예회장의 철학이 배어있다면 결혼 이후 며느리들의 살아가는 과정에는 변중석 여사의 철학이 담겨져 있다. 특히 변여사의 ‘보이지 않은 내조’론은 현대그룹 며느리들에게 지금까지도 생활철학으로 남아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변여사의 며느리 교육관은 “언제나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겸손하고 남의 눈에 띄는 일은 하지 말라”로 압축된다. 인내 관용 음덕을 앞세운 이같은 내조론으로 ‘보살’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변여사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한국 최고의 재벌이 될 수 있었던 숨은 주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검소하고 평범한 일상생활을 강조했던 시댁의 교육 탓인지 8명의 며느리들은 지금까지도 크게 드러나는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셋째 며느리 우경숙씨만큼은 현대백화점 고문이란 공식직함을 가지며 경영과 관련 외부로부터의 따가운 시선과 함께 내부에서도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정곤 기자<allen@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