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2008. 7. 6. 10:09
◇ 왼손이 만든 역사/에드 라이트 지음·송설희 외 옮김/404쪽·2만4500원·말글빛냄

카이사르, 잔 다르크, 미켈란젤로, 베토벤, 마크 트웨인, 마리 퀴리, 간디, 찰리 채플린, 베이브 루스, 폴 매카트니….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 중 왼손잡이가 이렇게 많았나?” 이 책을 넘기며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다.

왼손잡이의 역사를 다룬 책이 처음은 아니다. 형식상 서양 고금의 유명 왼손잡이 30여 명의 삶과 업적을 소개한 이 책이 그리 새로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책 읽는 묘미가 분명 있다. 왼손잡이만의 특질을 몇 가지 개념으로 정리한 뒤 그에 따라 왼손잡이들 삶의 특징, 역사적 일을 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을 분석해냈다.

미국의 사회평론가인 저자는 왼손잡이가 시각, 공간 영역을 주관하는 우뇌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미술, 전쟁, 수학(추상적 시각화)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왼손잡이에 대한 사회의 차별이 기존 제도에 순응하지 않는 왼손잡이적 성향을 낳았다고 봤다. 이런 성격 때문에 자기 일에 대한 실마리를 선배, 책 같은 경험에서 얻기보다 직관을 통한 상상으로 얻는다는 것.

이에 따라 직관력, 감정이입, 시각·공간 능력, 수평사고(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사물과 개념을 연결시키는 일종의 은유 능력) 등이 왼손잡이의 특성으로 정리된다. 예컨대 뉴턴이 사과가 떨어지는 움직임에서 천체 운동을 시각적으로 그려낼 수 있었던 건 수평사고 덕분이다. 또 차별에 대한 분노는 화를 잘 내는 성격, 고독, 인습 타파, 독학, 실험정신 등의 개념과 연관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왼손잡이였다. 그의 걸출한 회화, 설계, 스케치 능력은 시각·공간 능력 덕분이다. 그가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에 집착한 것도 이 때문. 잠수함과 헬리콥터 등 당시로서는 상상조차 어려운 기계를 설계한 능력은 수평사고 덕분이다. 그는 당대 드물디 드문 채식주의자이기도 했는데 이는 인습 타파와 관련이 있다.

수세기 뒤 자동차의 선구자 헨리 포드도 왼손잡이. 그는 자동차 모델을 디자인할 때 단계를 거친 논리적 사고 대신 몇 단계를 건너뛴 직관적 구상을 즐겼다. 그는 공장 노동자들을 격려하는 데 뛰어났는데 이는 감정이입 능력 덕분이다.

왼손잡이는 천재성을 부여받은 대신 원만한 성격은 될 수 없었다. 뉴턴은 툭하면 화를 내는 의심 많은 사람으로 통했다. 가족과도 가깝지 않았고 친구도 거의 없었으며 성적 관계에도 관심이 없었다. 나폴레옹도 마찬가지. 저자는 그의 성급함이 파멸을 불러왔다고 말한다. 니체도 고독했다. 결혼할 생각으로 딱 한 번 프러포즈했으나 거절당했고 오랫동안 홀로 지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전용홀더채택으로 귀차니스트에게딱~~~!!  이런 책갈피 봤어??

posted by 공릉역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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